영천 기룡산 꼬깔산
일자; 2001년 3월 11일(일) 날씨; 구름조금
『그룹 등산』
1. 산명; 기룡산△961.2m~꼬깔산△736.1m
2. 위치; 경상북도 영천시 자양면 용화리 용화마을
3. 출발
♤08:25 자택에서 부인과 함께 승용차→부곡동(최용모 이춘기)→부산T.G→경부고속도로→09:45 영천I.C→영천시내 외각도로→영천 산동→영천 조교동삼거리→영천 임고→영천댐→10:15 영천 자양 용화마을 도착(부인은 하산지점으로 차량이동)
♤차량주행시간; 1시간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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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룡산 산행지도
4. 산행코스
♤10:15 자양 용화마을→포장도로 계곡→11:15 卍묘각사→능선→안부→주능선→12:00 바위전망대→12;15 기룡산△961.2m→12:20 능선분기점(점심40분)→지능선 진입→14:00 꼬깔산△736.1m(삼각점)→능선 하산→무덤지역→15:00 영천호 자양면사무소 앞 도착(부인차량대기)
♤산행시간; 4시간45분
▼ 영천 자양면 기룡산 10만지도
영천 기룡산
그곳 겨울산에 서면 無心한 나를 만날 것 같다
빛바랜 낙엽길…때묻지 않은 능선…
'천년고찰' '용의 전설' 신비감 감도는 산세
한해를 반추하기에 이 만한 곳이 또 있을까
언제나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있는 듯 보이는 산이 기실 그렇지 못한 것 같다. 진달래로 한껏 치장한 봄과 빛깔 고운 단풍으로 온 산을 물들인 가을에는 미인대회에 나선 아가씨 마냥 자신감이 넘쳐 흐르지만 삭풍이 매섭게 몰아치는 한겨울에는 안절부절 못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나신(裸身)을 드러내는 두려움에 떠는 것일까. 동고동락했던 낙엽마저 배신한 때문일까. 그나마 절친했던 새와 산짐승들마저 동면에 들어갈 때쯤이면 산은 더욱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나목(裸木)의 앙상한 가지는 더욱더 처량하게 느껴진다. 어느날 문득 자신의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생의 무상함을 반추하는 인간의 모습이 한낱 겨울산과 진배없다고 한다면 적당한 비유일까.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산꾼들이여. 한 해를 갈무리하기 위해 장삼이사들이 겨울 산사를 찾듯, 매서운 추위에 몸부림치고 있는 산을 찾아 겨울 한 가운데 서 있는 자신과 겨울 나목의 모습을 되돌아보자. 그리고 따뜻한 마음으로 떨고 있는 겨울산과 앙상한 가지를 매만지며 안아주고 위로하자.
연말이라 으레 얼굴을 내밀어야 하는 시끌벅적한 망년회보다는 겨울산에서 지난 1년을 회상하며 송구영신의 의미있는 자리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무슨 산이면 어떠랴. 다 조국산천의 겨울산인데.
이번 주 산행팀은 겨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경북 영천의 기룡산을 찾았다.
산꾼들에게 기룡산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꼭꼭 숨은 산이다. 영남에서 가장 크다는 천문대가 우뚝 솟은 보현산이 건너편에 위치해 있다면 머리 속에 그림이 그려질까.
낙엽이 무릎까지 빠지는 때묻지 않은 능선길, 햇빛에 반사돼 금빛 물결이 일렁이는 영천호(조양호), 무엇보다 예부터 풍수지리상 명당자리가 많아 무덤이 특별히 많은 산, 그리고 나목.
또 한가지. 기룡산(騎龍山)이란 이름은 턱 밑에 있는 신라 천년고찰 묘각사와 관련이 있다. 의상대사가 이곳에 절을 짓자 동해 용왕이 대사에게 설법을 청하고자 말처럼 달려왔다는 데서 유래됐다 전해온다.
산행은 영천군 자양면사무소~꼬깔봉~첫 이정표~기룡산~산불방지 무인감지카메라~암릉~묘각사 갈림길~내리막 낙엽길 속 잇단 무덤~낙대봉~묘각사 입구~용화리 경로당~용화리 버스정류장. 5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이정표는 뜸하지만 길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하산길에 만나는 급경사 낙엽길에 한 두 번쯤은 미끄러질 각오를 해야 한다.
자양면사무소를 바라보고 우측으로 100m쯤 가면 성곡리복지회관. 길을 건너 포장길로 200m 오르면 갈림길. 왼쪽으로 200m쯤 걸으면 다시 갈림길. 이번엔 오른쪽 흙길을 택한다. 여기까지 왔다면 길찾기는 끝. 오르는 일만 남았다.
소문대로 명당자리가 많은지 주변은 온통 무덤. 이곳을 벗어나면 가파른 소로. 20분쯤 오르면 낙엽길. 앙상한 나뭇가지는 삭풍에 흐느끼고 낙엽은 발목을 덮는다. 하지만 겨울산의 묘미를 만끽하기에는 산길의 경사가 심해 여유가 없다. 잠시 뒤돌아보자. 바다처럼 광활한 영천호가 숨통을 틔워준다.
방금 올라온 자양면사무소 주변을 훤히 내려다 볼 수 있는 첫번째 전망대를 지나면 푹신푹신한 낙엽길. 전망대 왼쪽의 운주산 봉좌산 도덕산은 놓치지 말자.
점차 경사가 심해지면서 갈 지(之) 행보가 이어지고 숨이 가빠진다. 등줄기에 땀이 나지만 동시에 찬기운이 얼굴을 할퀸다. 35분쯤 오르면 꼬깔봉(737m). 들머리에서 1시간20분 정도.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만 보인다. 대신 '아, 여가 꼬깔산이구마'라고 적힌 리본이 잠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정북쪽엔 기룡산이, 왼쪽 뒤 보현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기룡산 방향은 직진. 왼쪽 방향으로 또 다른 하산길이 있다. 자양우체국 옆 지방문화재 단지로 내려오는 길이니 참조할 것. 내리막길로 10분 정도 걸으면 첫 이정표. 정상까지 2.8㎞. 평평하고 푹신푹신한 낙엽길이 이어진다. 낙엽에 가려 숫제 길이 보이지 않는다. 북쪽 저 멀리 빤히 보이는 기룡산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별다른 갈림길이 없으므로 기룡의 말등에 올라타고 달린다는 생각으로 곧장 능선길만 오르내리면 된다.
꼬깔봉을 출발한 지 40분쯤 뒤 우측에 멋진 전망대가 기다린다. 영천호의 일부가 보이는 이곳에는 방금 지나온 능선이 한 눈에 펼쳐진다.
전망대에서 정상까지는 40분. 역시 정상석은 없고 삼각점이 있다. 장쾌한 조망이 일품이다. 북쪽 보현산 천문대, 남쪽 영남알프스, 동쪽 단석산 용림산 구미산 도덕산 봉좌산 운주산 천장산 비학산 내연산 향로봉, 서쪽 대구 팔공산이 산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
하산은 직진. 곧 묘각사 갈림길. 이정표에 적힌 음태골로 직진한다. 눈앞에 산불방지 무인감지시설이 서있다. 산행팀이 보기엔 이 지점이 더 높은 듯하다.
이젠 암릉길이 기다린다. 800m 정도 이어지는 이 길은 이번 산행의 백미. 우측 보현산을 건너다보며 오르내리는 맛이 일품이다. 암릉길이 부담스러우면 우회길이 열려 있으니 이용해도 된다. 집채만한 바위 앞에선 왼쪽으로 에돌면 결국 능선길과 만나지만 낙엽이 길을 숨겨 능선길 찾기가 어려우니 국제신문 리본을 참조하자. 이 길만 찾으면 이후 산행은 일사천리.
곧 묘각사로 내려서는 갈림길. 직진한다. 산행팀이 묘각사로 내려가지 않은 이유는 이 절에서 날머리까지 6㎞ 정도의 밋밋한 포장로를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부턴 작은 봉우리를 여러 개 오르내리면서 낙엽길을 지난다. 무덤 또한 끊임없이 이어진다. 하지만 좋아하기에는 이르다. 경사가 심한 데다 낙엽이 겹겹이 쌓여 발목, 심하게는 무릎까지 푹~욱 빠지기가 일쑤다. 한 두 번 나뒹굴 각오는 해야 한다. 중간에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만난다. 낙대봉이다. 주변 조망이 뛰어나니 쉬어가자. 낙엽길은 1시간 이상 계속돼 질릴 정도. 암릉길이 끝난 뒤 산을 벗어나는 묘각사 입구 포장로까지는 대략 1시간30분. 여기서 용화리 경로당을 지나 버스정류장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 기룡산 정상
▼ 영천 자양호(영천호)
▼ 영천호
▨영천 자양면사무소 옆; 강변식당에서 기막히게 맛있는 붕어회 한접시로 하산주(1시간25분)
5. 귀로
☼16:45 영천 자양면사무소 앞 강변식당→영천호→한티터널(포항 죽장)→포항 기계→경주 안강→17:35 경주I.C→경부고속도로→부산T.G→부곡동(이춘기 최용모)→19:05 자택도착
♠차량이동시간; 2시간40분
♠차량왕복이동거리; 286km
6. 교통 및 인원; 승용차로 4명 부인과 나 이춘기 최용모
7. 경비; 휘발유소모32,000원 붕어회30,000원 도로비10,000원(식대 이춘기)
8. 참고자료
9. 특기사항
1)보현산천문대 운주산 도덕산 자옥산과 영천호가 조망되고, 주변곳곳의 산자락에는 명당과 소나무숲이 있고, 허물어져가는 卍묘각사의 풍경이 안타갑다. 부산주변의 사찰 같으면 중창불사가 한창일텐데....
2)면소재지 옆 강변식당의 붕어회가 이렇게 맛있을 줄은 미쳐 몰랐다. 민물회을 처음 먹은 내게는 뜻밖의 횡재......??
♧작성자; *****************************299-01-16*************************** 외유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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